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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묻다]앞서가는 리더보다 함께하는 리더를 꿈꾼다

오케스트라에서 리더는 지휘자다. 그러나 하나의 조화로운 곡을 위해서 혼신을 다해 연주하는 단원들 또한 각 파트의 리더일 수 있다. 우리 모두 리더이자 팔로워라 말하는 유명훈 팀장은 조직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를 만나보자.

취재 김지은 과장(kimje@nepes.co.kr)

순진무구했던 철부지 신입사원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고 그 여파는 당시 취준생이었던 유명훈 팀장에게도 시련으로 다가왔다. 수십, 수백 군데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았지만 늘 합격 문턱에서 좌절하곤 했다. 합격만 시켜준다면 회사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준비가 되어 던 그였기에 이런 자신을 몰라주는 세상이 때론 야속하기도 했다. “그때는 취업만 하면 내가 대학에서 배운 것들로 회사에서 정말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포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취직을 하고 보니 그의 생각만큼 직장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학교 때 배웠던 것은 기본적인 상식일 뿐, 업무에 적용하기에는 익히고 배워야 할 것들이 수두룩하게 널려 있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 가던 유 팀장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선배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 말한다. “같이 일하던 선배 동료들이 가족처럼 저를 대해주고, 챙겨주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어서 그때 어려움을 잘 극복했던 것 같습니다. 맨 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좌충우돌 부딪힌 첫 사회생활에서 고군분투하였지만 동료들과 함께 소통하며 업무를 배워 나간 그때의 소중한 경험은 잊을 수 없는 인생의 파노라마의 한 장면입니다.”

내 일처럼 생각하면 성취는 따라온다
철부지였던 신입사원을 가족처럼 챙겨주던 선배들로부터 유명훈 팀장은 너의 일, 나의 일이 곧 우리의 일이라는 개념을 배웠다. 그만큼 회사 일을 나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대하다 보니 성취 역시 자연스레 따라왔다. 유명훈 팀장은 이전 직장에서 무팀 팀장으로 있던 시절, 회사가 이해하기 힘든 법인세 납부 통지를 받은 적이 있었다.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세금 감면 혜택을 신청하였으나 모호한 적용 시기로 인해 세무서로부터 감면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를 부당하다고 생각한 유명훈 팀장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법조문과 관련 법안을 찾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 일처럼 들여다봐서 일까? 결국 유 팀장은 세무서 담당자를 설득할 만한 실마리를 발견해 냈고, 수억 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때는 정말 부당함을 참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내 일처럼, 마치 내가 부당한 세금을 부여받은 것처럼 일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도 좋았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더 큰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위기를 타파하는 가장 빠른 방법 ‘공감’
유명훈 팀장은 리더의 역할은 위기일 때 빛난다고 말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팀원들이 각자의 이기심을 버리고 단합된 모습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때 이들의 공감을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조직 역시 힘든 시기에 직면할 때가 있을 텐데 그때마다 유명훈 팀장은 리더로서 묵비권을 행사하기 보다는 팀원들에게 모든 상황들을 설명하고 그들의 불안함과 어려움, 고민을 마음으로 공감하려 노력하고자 한다.
“이전 회사에서 정리해고와 관련하여 확정되지 않은 내용들이 직원들 사이에서 무성하게 퍼져나가기 시작할 무렵, 부풀려진 내용으로 조직이 흔들리는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여러 소문 중 무엇이 맞는지 틀린지에 대해 팀원들이 물어볼 때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답답하기도 했는데, 명확한 이슈가 나올 때마다 팀원들과 공유하며, 공감하려고 노력하니까 조직이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더라고요. 항상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첫째이고,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능동적으로 공감해주는 것이 두번째의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역지사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입장 차이로 일어나는 사건은 조금만 생각하고 바라보면 별 일 아닐 때가 많다는 유명훈 팀장. 그의 좌우명이기도 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으로 나의 입장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며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그가 말하는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리더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팀원들 간에도 각자의 경험이나 상황에 따라 어떤 한가지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생각이 다 다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팀원들에게 질문을 많이 합니다. 현재 상황을 빠르게 공유하고 관련된 질문을 최대한 많이 해서 서로간의 소통으로 업무의 정확도를 높이고, 함께 방향성을 찾아보자는 취지이죠. 자신의 입장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고, 그런 다음 결정하는 것이 리더의 덕목, 역지사지 자세가 아닐까요?”
회사 일보다는 월급이 더 좋았던 사회 초년 시절, 남들은 자기개발에 한창일 때 그간의 힘든 취준 시절을 보상이라도 하듯 매주 주말마다 놀러 다니기 바빴다는 유명훈 팀장. 그때 돈을 모으거나 자기개발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지만 나이에 맞게 경험했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기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놀고 싶어도 삼형제 아빠라 힘들다고 웃어 보이는 그는 지금은 팀원들과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공부
하는 데 열정을 쏟을 수 있다고 말한다.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보다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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